검색결과68건
메이저리그

NBA 커리, NFL 퍼디...MLB는 LEE? 샌프란시스코 스포츠 '아이콘 기대주' 이정후

2월 현재 샌프란시스코 스포츠팬은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이다. 북미 스포츠 넘버원 콘텐츠 미국풋볼리그(NFL)에서 연고팀 포티나이너스가 NFC(내셔널 콘퍼런스) 챔피언에 오르며 슈퍼볼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오는 12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아레나에서 AFC(아메리칸 콘퍼퍼스) 우승 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빈스 롬바디(슈퍼볼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2023년 슈퍼볼 시청자는 1억1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간 광고 단가가 30초 기준 700만 달러(92억원)였을 만큼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는 최고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꾸준히 강팀 전력을 유지한 포티나이너스는 최근 2년 사이 매년 슈퍼볼에 진출할 수 있는 팀으로 진화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리그 정상급 러닝백 크리스티안 맥카프리가 합류했고, 현역 최고의 디펜시브 엔드로 불리는 닉 보사가 수비를 이끈다.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야전 사령관' 쿼터백을 맡고 있는 브록 퍼디(25)다. 그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하위(262위)에 지명된 선수다. NFL에선 매년 나오는 그런 선수를 '미스터 무관심(Mr. Irrelevant)'이라고 부른다. 팀 세 번째 옵션이었던 퍼디는 트레이 랜스, 지미 가로폴도의 백업으로 루키 시즌을 맞이했지만, 두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리그 13주 차 마이애미 돌핀스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남은 정규시즌 4경기와 와일디카드·디비전시리즈까지 승리를 이끌었다. 랜스가 복귀하는 2023시즌 다시 백업을 밀릴 것으로 보였지만, 구단은 퍼디를 주전 쿼터백으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퍼디는 패스 야드 부문 5위(4280) 터치다운 패스 2위(31개)를 기록하며 포티나이너스를 NFC 정상으로 이끌었다. 대도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연고지이기도 하다. 체이스 센터가 개장한 2019년 기존 오클랜드에서 이전했다. 골든스테이트는 2014~15시즌부터 4시즌 연속, 2021~22시즌 NBA 파이널에서 우승한 팀이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함께 NBA를 이끌고 있는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36)가 이끄는 팀이다.커리는 통산 3점슛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리빙 레전드. 그가 등장한 뒤 NBA 경기 운영 전략이 3점슛 중심으로 바뀔 만큼 큰 영향을 미친 선수다. 커리는 퍼디와 달리 1라운드(7순위)에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그도 프로 입단 초기 발목 부상 탓에 2012~13시즌에서야 잠재력을 꽃피웠다. 메이저리그(MLB) 자이언츠도 샌프란시스코 스포츠팬이 사랑하는 팀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홈구장(오라클 파크)를 갖고 있고, 프랜차이즈 스타도 유독 많다. 2010·2012·2014시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짝수 해 우승'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 5~6년 기준으로 자이언츠의 성적은 워리어스·포티나이스와 비교해 초라하다. 2017~2020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21시즌 LA 다저스의 9년 연속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우승을 저지하며 재도약했지만, 주전 포수 버스터 포지가 은퇴한 뒤 치른 2022·2023시즌 다시 가을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애런 저지 등 대형 선수 영입전에서도 번번이 밀렸다. 샌프란시스코가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단연 이정후(26) 영입이다. 1억1300만 달러,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안겼다.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까지 한국에 파견하는 정성을 들였고, 팀 내에서도 가장 많은 연봉을 안길 만큼 이정후에게 큰 가치를 부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포지와 함께 '짝수 해 우승' 공식을 이끈 브랜든 벨트, 브랜든 크로포드와 결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잡지 않고, 리빌딩을 추구했다. 일부 팬들의 비난도 감수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짜는 새 판에 이정후는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워리어스는 2일 기준으로 서부 콘퍼러스 12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커리가 뛰는 한, 체이스 센터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포티나이너스 퍼디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처럼 단단하고 안정감 있는 스타 파워를 구축한 것 같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의 키플레이어로 꼽는다. 유력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타율 0.291를 예상, 이정후가 리그 10위권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매체의 전망은 야구팬의 호기심을 반영하기도 한다. 스포츠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스포츠팬들은 야구 연고팀에서도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스코츠데일로 출국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3 00:10
메이저리그

'오타니·야마모토 영입' 다저스...그래서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섰나

올겨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토모 영입에만 10억 달러 넘게 쓴 LA 다저스. 여전히 메이저리그(MLB)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2024년 첫 파워랭킹을 전했다. 전문에서 다저스를 언급하며 "오타니·야마모토·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했다고 이 순위에서 1위가 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MLB닷컴은 다저스에 대해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오타니)를 영입하고 정상급 선발 투수 2명을 영입하며 '불패의 팀'이 됐다는 인식이 생겼다. 다저스는 (코로나로 단축해 진행된) 2020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162경기 체제에서 우승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오타니도 다저스만큼 우승을 바란다. 하지만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권리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저스는 올겨울 '투타니(투수 오타니)'를 포함해 선발 투수 3명을 영입했고, 15승 이상 올릴 수 있는 워커 뷸러도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다. 바비 밀러 같은 신예 선발 투수도 있다. 변수는 부상. 글래스노우는 풀타임 시즌이 거의 없을 만큼 자주 부상을 당했다. 뷸러도 부상 후유증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장 2024시즌은 오타니도 팔꿈치 수술 여파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한 매체는 다저스가 가성비(투자 대비 효율) 선발 투수를 영입해 포지션 뎁스(선수층) 강화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2시즌 영입해 15승을 올려준 타일러 앤더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저스의 2번째 변수는 타선의 무게감이다.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4개)인 오타니가 가세하며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윌 스미스 등 기존 주축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 받고 있다. 하지만 선수 한 명의 가세 효과로 팀 전력이 극격하게 올라가긴 어렵다. 당장 에인절스도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론돈 등 리그 대표 타자들이 있었다. 결국 타순 전반에 걸쳐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수비력과 기동력도 갖춰야 한다. 다저스는 유격수 계보를 이어줄 것으로 보였던 가빈 럭스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게 뼈아프다. 올 시즌 복귀하지만, 1년 이상 통째로 날렸다. 그만큼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 외야진 전력도 정상급으로 보기 어렵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팀 간판타자 베츠를 외야수가 아닌 2루수로 고정해 쓰려는 계획을 지난달 윈터미팅에서 밝힌 바 있다. 베츠가 외야에서 빠지면, 2023 정규시즌 23홈런을 친 신성 제임스 아웃맨과 올겨울 재계약한 제이슨 헤이워드,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매뉴얼 마르고로 주전 외야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아웃맨은 이제 풀타임으로 한 시즌(2023)을 치른 선수다. 헤이워드는 과거 유망주였지만,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마르고에게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MLB닷컴은 파워랭킹 1위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발표했다. 2023시즌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NL 홈런왕(54개) 맷 올슨, 리그 정상급 3루수 오스틴 라일리와 2루수 아지 알비스가 버티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좌완 강속구 투수 크리스 세일을 영입했고, 마치 루틴처럼 외부 영입으로 채웠던 외야 한 자리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제러드 켈닉을 영입했다. 2023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원투 펀치 한 축인 맥스 슈어저가 부상으로 시즌 중반 이후 복귀하는 악재가 있지만, 투·타 전력 밸런스가 다저스보다 낫다. 에들리 러치맨, 거너 핸더슨, 라이언 마운트캐슬 등 신성들이 전성기에 접어들고, 리그 넘버원 내야 유망주 잭슨 홀리데이까지 빅리그 입성을 앞둔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다저스에 밀리지 않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3 10:18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김하성까지? 새해에도 트레이드 시장은 뜨겁다

올겨울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는 어느 해보다 뜨겁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그리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까지 세간을 놀라게 한 대형 계약이 줄을 이었다. 이적 시장이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코디 벨린저·블레이크 스넬·조시 헤이더 같은 대어급 선수들이 미계약 상태다.트레이드 경쟁도 치열하다. 트레이드는 큰돈이 들어가는 FA보다 현실적인 전력 보강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뉴욕 양키스가 외야수 후안 소토와 알렉스 버두고를 트레이드로 영입, 약점을 보완했다. 오타니와 계약한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트레이드한 뒤 곧바로 5년짜리 대형 계약을 마쳤다. 2024시즌 영입 타깃이 될 만한 선수는 누가 있을까.투수 중에는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가 눈에 띈다. 비버는 2020시즌 아메리칸리그(AL), 번스는 2021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가빈 윌리엄스·태너 비비·로건 알랜을 비롯한 영건 삼총사가 선발 로테이션에 연착륙했다. 마운드 운영에 여유가 생기면서 몸값(2023시즌 연봉 130억원)이 만만치 않은 비버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드리안 하우저를 내보낸 밀워키는 팀의 방향성에 의문을 표한 번스와 결별을 예고한 상태. 리빌딩이 유력한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에이스 딜런 시즈의 트레이드를 물색 중이다. 내야수 트레이드 자원으로는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넨워스(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조나단 인디아(신시내티 레즈) 호르헤 폴랑코(미네소타 트윈스) 등이 꼽힌다. 아다메스는 타율이 높지 않고 삼진도 많다. 하지만 한해 3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 자원이다. 김하성과 크로넨워스는 샌디에이고의 약점 포지션인 선발진과 외야수 보강을 위해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 연봉(2024시즌 90억원)이 낮은 김하성은 여러 팀에서 군침을 흘릴만한 자원. 크로넨워스는 올해부터 발동되는 7년 장기 계약(총액 1039억원)이 장애물이다. 2021년 NL 신인왕 인디아는 엘리 데 라 크루스·매트 맥클레인·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 등에 밀렸다. 2루수로 한방 능력을 갖춘 플랑코 역시 신예 로이스 루이스·에두아르도 훌리엔 등의 등장으로 트레이드 가능 선수로 분류된다. 외야수 중에선 탬파베이의 랜디 아로사레나, 화이트삭스의 엘로이 히메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앤서니 산탄데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3년 연속 20(홈런)-20(도루)을 해낸 아로사레나는 탬파베이 핵심 타자 중 하나. 히메네스는 데뷔부터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잦은 부상 탓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한해 3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다. 최근 두 시즌 61홈런을 기록한 산탄데르도 트레이드 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은 즉시 전력감이다. 이적이 성사된다면 리그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연 이들은 어디로 향할까. 2024시즌의 또 다른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1.03 00:01
메이저리그

이틀 만에 3개팀→지터 후계자 도전 실패...카이너팔레파, 토론토와 2년 계약

다시 수염을 기를 수 있다. 화제를 모으며 '악의 제국'에 입성했던 메이저리그(MLB) 내야수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28) 얘기다. MLB닷컴은 28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카이너팔레파와 2년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총액은 1500만 달러(194억)이다. 카이너팔레파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2020시즌 아메리칸리그(AL)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다. 6시즌(2018~2023) 통산 홈런은 26개뿐이지만, 타율은 0.261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무엇보다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심지어 2023시즌은 외야수로 56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토론토는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LA 다저스와 7억 달러(기간 10년)에 계약한 오타니 쇼헤이 영입전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했을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현재 토론토는 대어 영입 대신 내부 선수 재계약과 '준척급' 선수 보강으로 노선을 바꾼 듯 보인다. 전날(27일)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와 105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이날 '멀티 내야수' 카이너팔레파까지 영입했다. 카이너팔레파는 2년 전 이틀 동안 3개 팀 소속이었던 이력을 화제를 모은 선수다. 2022년 3월, 텍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사이 3대2 트레이드 일원으로 미네소타로 향했던 그는 하루 만에 다시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미네소타 구단이 로코 발델리 감독과 카이너팔레파가 함께 찍은 사진을 구단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지 불과 8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양키스는 소속 선수가 입 밑으로 수염을 기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콧수염도 잘 정돈해야 할 정도다. 텍사스 소속 시절 턱수염을 길렀던 카이너팔레파는 양키스 이적이 확정한 뒤 깔끔하게 면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카이너팔레파는 양키스 새 주전 유격수로 기대받았다. 구단 레전드이자 '영원한 캡틴'이라는 별칭이 있는 데릭 지터(은퇴)로 인해 양키스의 주전 유격수는 항상 주목받았다. 지터가 은퇴한 뒤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한동안 자리를 지켰지만, 그도 주전으로 올라선 뒤 5번째 시즌이었던 2019시즌 부진한 뒤 그해 스토브리그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카이너팔레파는 양키스로 향하며 개인 SNS에 "언제나 2번(지터) 같은 선수를 꿈꿨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그도 유격수 계보를 잇지 못했다. 2022시즌 142경기에 출전하며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2023시즌엔 팀 유망주 앤서니 볼피에게 밀리며 주로 외야수로 나섰다. 다시 수염을 기를 수 있게된 카이너팔레파는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토론토 내야진엔 위트 메리필드·캐반 비지오·데이비스 슈나이더·산티아고 에스피날 그리고 유망주 2위 오렐비스 마르티네스가 있다. 카이너팔레파는 2024시즌도 외야수로 뛸 가능성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8 09:32
프로야구

[IS 이슈] 머니게임도 지는데 샐러리캡까지, 외국인 다년계약은 '언감생심'

올겨울 KBO리그 스토브리그의 화두는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이다. NC 다이노스가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에릭 페디를 잡기 위해 다년 계약을 고려했고, 삼성 라이온즈도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잔류를 위해 2년 이상의 계약을 제시했다.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를 잡기 위해 구단이 기간과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다년 계약을 제안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도 다년 계약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페디는 미국 메이저리그(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떠났고, 삼성도 뷰캐넌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올해뿐만이 아니다. 2019년 KBO리그가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을 명문화한 지 5년이 지났지만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다년 계약을 통해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장기간 보유할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잘하면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윈윈'인 계약인데 왜 성사가 되지 않을까. 이유는 명확하다. 외국인 선수 제한과 미국 메이저리그(MLB)·일본 프로야구(NPB)와의 머니게임, 외국인 샐러리캡 제한 등 현 KBO리그 제도 하에서 다년 계약을 성사시키기엔 제약 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 다년 계약은 기대 이익뿐 아니라 리스크도 적지 않다. A구단 단장은 “다년 계약은 금액 대비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미 계약금 등 큰돈을 투자한 상황에서 그 선수를 교체해야 한다면 구단으로선 엄청난 타격이다"라고 강조했다. 부상 및 부진 이탈로 인한 금전적 손실과 전력 구상 차질, 태업 우려 등 감수해야 할 것이 많다는 주장이다. NPB와 비교하면 이 리스크는 더 두드러진다. NPB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다. 이탈자가 생겨도 메울 수 있는 예비 자원이 있어 부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검증된 선수의 다년 계약에 부담이 덜 하고 보편화돼 있다. 반면, 외국인 보유 제한이 3명뿐인 KBO는 한 선수만 빠져도 타격이 크다. 금전적 손실은 물론 전력 구성도 크게 어그러진다. 다년 계약 선수가 이탈한다면 손실은 더 크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금액이다. KBO리그는 2023년부터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외국인 3명의 계약 총액이 400만 달러를 넘길 수 없다. 다년 계약을 제시하더라도 금액 제한이 걸려 있어 미국과 일본의 머니게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샐러리캡 운용도 복잡하다. B구단 단장은 “다년 계약 시 내년과 내후년의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데,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도 생각해야 해서 계산이 복잡하다. 다년 계약 선수에게 큰 금액을 투자해도 이로 인해 다른 외국인 선수에게 줄 돈이 줄어든다면 그만큼의 전력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선수 수급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기량이 떨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KBO리그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수준 높고 검증된 선수들이 오래 뛰는 것도 필요하다. 외국인 다년 계약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당장은 외국인 다년 계약 '1호'가 나오긴 힘들어 보인다. 다년 계약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샐러리캡 완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윤승재 기자 2023.12.28 06:04
프로야구

[IS 포커스] 내야 FA 몸값 상승+미래 가치 평가 차이...김선빈과 KIA, 이유 있는 밀당

KIA 타이거즈와 김선빈(34)의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이 장기전으로 흐르고 있다. FA 자격 선수 승인이 공시된 지난달 18일 이후 이후 3주 넘게 지났지만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김선빈은 2008년 입단해 16년 동안 KIA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내야수다. 데뷔 시즌(2008)부터 112경기에 나서며 기대주로 떠올랐고, 입단 3년 차에 주전 유격수가 됐다. 2020시즌을 앞두고 첫 번째 FA 자격을 얻은 뒤 40억원(기간 4년)에 KIA와 계약했다. 어느덧 고참이 된 김선빈은 2022·2023시즌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KIA와 김선빈의 동행은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FA 협상이다. 선수는 자신의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길 바라고, 구단은 리스크를 줄이는 등 실리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김선빈은 2023 정규시즌 타율 0.320·출루율 0.381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KIA 타자 중 이 부문 1위였다. 통산 타율이 0.303에 이를 만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밀어 치는 스윙이 빼어난 우타자다. KIA 입장에선 30대 중반을 넘어선 김선빈의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저하되는 현상)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2020·2021시즌 각각 0.403와 0.401였던 김선빈의 장타율은 최근 2시즌 연속 0.350대로 줄었다. 거포형 타자가 아니어도, 신경이 쓰이는 기록이다. 근력 저하는 수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상황도 협상 기류에 영향을 미친다. 올 시즌 유독 내야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았다. 김선빈 입장에선 KIA에서 11년(2009~2019년) 동안 한솥밥을 먹고, 키스톤 콤비까지 맞췄던 안치홍의 계약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안치홍은 지난달 20일 한화 이글스와 총액 72억원(기간 4+2년)에 FA 계약을 했다. 4년 보장 금액만 47억원이다. 1루수 양석환도 11월 30일, 78억원(기간 4+2년) 계약서에 사인하고 두산 베어스에 잔류했다. 안치홍은 2023 정규시즌 타율 0.292·출루율 0.374를 기록했다. 김선빈은 특히 안치홍의 계약을 기준선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반면 KIA는 오버페이를 경계하고 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스토브리그 개막 직후 "당연하게 성사되는 FA 계약은 없다. 어렵게 얻은 FA 기회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길 바라는 김선빈의 마음을 이해한다. (협상을) 잘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양측의 견해차가 예상보다 크다는 의미였다. 심재학 단장은 이후 김선빈의 에이전트와 더 대화를 나눴고, 지난주 수정된 조건을 제시했다. 연말 시상식이 이어진 지난주에는 "입장 차이를 좁히고 있다. 김선빈은 우리 구단에 필요한 선수"라는 입장을 여러 번 전했다. 양 측은 계약 기간과 총액 그리고 옵션 내용 등 세부 조율을 하고 있다. 밀고 당기는 양상이 더 이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12 20:03
프로야구

좌완 파이어볼러·퓨처스 3할 타자도 방출, 삼성 선수단 개편 박차

'자유계약선수(FA)' 김재윤 영입 등 스토브리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11명의 선수를 방출하며 선수단 개편에 나섰다. 삼성은 지난 25일 "선수단 구성과 향후 육성을 함께 고려해 11명의 선수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삼성은 노건우와 박세웅, 장지훈, 김용하, 김준우, 맹성주, 박용민 등 투수 7명을 재계약 불가 통보했고, 내야수 김호재와 이태훈, 윤정훈, 외야수 송준석 등이 함께 방출됐다. 좌완 파이어볼러로 '제2의 류현진'을 꿈꿨던 노건우도 방출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12년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창단 지명멤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그는 150km/h가 넘는 공을 던지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제구 난조와 잦은 볼넷으로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후 2019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노건우는 이름을 바꿔(개명 전 노성호)절치부심했으나 결국 방출 통보를 받았다. 노건우는 NC에서 5시즌, 삼성에서 4시즌을 뛰면서 175경기 7승 20패 15홀드 평균자책점 6.44의 성적을 남겼다. 1차 지명 출신 장지훈도 삼성에서 방출됐다. 경주중-경주고를 나와 2017년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장지훈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시즌 동안 47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14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1년 사회복부요원으로 복무한 그는 소집해제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백업 요원으로 1군 선수단을 지탱한 '노력파' 야수 2명도 삼성 유니폼을 벗는다. 내야수 김호재는 2014년 육성 선수로 시작해 2018년 삼성에 입단해 6시즌을 활약, 내야 백업 멤버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20시즌 백업 내야수로 65경기에 나와 타율 0.322, 출루율 0.416의 좋은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듬해 87경기에 나와 타율 0.227에 그쳤다. 2023시즌에도 75경기에 나와 127타석에 나섰지만 타율 0.216에 머무르며 방출됐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가능성을 보였던 외야수 송준석도 아쉬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송준석은 2군 통산 타율 0.298로 퓨처스리그에선 매 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해왔다. 2020년 0.314, 2021년 0.348, 2022년 0.326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송준석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0.299의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1군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1군 6시즌 통산 105경기 타율 0.233의 성적을 남기고 삼성 유니폼을 벗었다. 윤승재 기자 2023.11.26 10:20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 애런 놀라, 필라델피아 잔류...몸값 낮추고 원맨팀 선택했다

올겨울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에서 첫 대형 계약이 나왔다. 투수 최대어 애런 놀라(30)가 원 소속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재계약했다.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가 투수 놀라와 7년 계약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총액 1억 7200만 달러(한화 2233억원) 규모"라고 전했다. 스포츠 매체 ESPN은 "필라델피아 역대 투수 최고액"이라고 전했다. 놀라는 2015시즌 빅리그에 데뷔해 9시즌 동안 뛰며 통산 90승 71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한 투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니 시즌으로 열린 2020시즌을 제외하고 최근 5시즌 연속 30경기 이상 등판해 180이닝 이상 소화했다. 개인 통산 단일시즌 최다승은 17승이지만, 꾸준히 필라델피아 선발진의 1선발을 맡아줬다. 놀라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 지명을 받은 프랜차이즈 선수이기도 하다. MLB닷컴은 "놀라가 계약 기간(2030년까지)을 채우면 필라델피아에서 16시즌을 뛰게 된다. 1972년부터 1986년까지 15시즌 동안 뛰었던 스티브 칼튼을 넘어설 수 있다"라고 전했다. 선수도 필라델피아에서 '원맨팀'을 바란 것 같다. 선발진 강화를 노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더 높은 몸값으로 러브콜을 보냈지만, 놀라의 선택은 필라델피아와의 동행이었다. 필라델피아는 최근 2시즌(2022~2023)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프랜차이즈 투수이자 리그 정상급 투수인 놀라를 선발진에 잡아두며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놀라는 지난달 24일 홈(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NLCS 6차전에서 4와 3분의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한 바 있다. 놀라 개인적으로는 최종 무대(월드시리즈) 문턱에서 남긴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20 09:34
프로야구

[IS 포커스]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6시즌 만에 안방 주인 되찾은 김태군

“(김)태군이가 그 자리에 어떻게 올라섰는데요.”한 야구인이 재기 넘치는 표정 뒤에 가려진 김태군(34) 특유의 독기 있는 성향을 귀띔하며 전한 말이다. 주전 포수를 맡기 전까지 순탄하지 않았던 그의 야구 인생을 가늠할 수 있는 말이다. 김태군은 2008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 LG 트윈스에 지명받았다. 입단 첫해는 6경기에 출전했고, 이후 3시즌(2019~2011)도 6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했다. 300이닝 이상 소화한 시즌도 없었다. 주전 포수였던 조인성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이적한 2012시즌에야 팀 내 가장 많은 수비 이닝(484와 3분의 2)을 막았다. 김태군이 자신의 기량과 성향, 개성을 드러낸 건 2013시즌부터다.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9구단’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고, 주전 포수를 맡았다. 2013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112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2017시즌까지 NC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켰다. KT 위즈가 가세하며 10구단 체제(팀당 144경기)로 진행된 2015시즌에는 포수 중 유일하게 전 경기를 소화했다. 리그 포수 최다 수비 이닝(1086과 3분의 2)도 그가 해냈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밝은 표정은 김태군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래서 승부욕이 가려지기도 했다. 어렵게 주전이 된 김태군은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싸웠다. 하지만 이후 김태군은 다시 주전을 내줬다. 2018년 1군에서 자리 잡기 위해 미룬 군 복무(경찰야구단)를 뒤늦게 수행하며 잠시 팀을 떠났다. 그사이 NC는 2019시즌을 앞두고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2019년 8월 복귀했지만, 이미 백업으로 밀린 상황이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이어진 스토브리그에서는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객관적으로도 예상보다 낮은 몸값(4년·13억원)에 NC에 잔류했다. 김태군은 2020시즌 백업 포수로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양의지가 주로 지명타자로 나선 2021시즌엔 팀 내 가장 많은 666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NC 창단 초기와 달리 그는 주역이 아니었다. 2021년 12월에는 삼성으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삼성에서 다시 출전 시간이 줄었다. 개인 세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가 삼성과 동행하며 안방을 지켰다. 김태군도 2022시즌 390이닝을 막았지만, 수 년째 백업으로 굳어진 게 사실이다. 그런 김태군이 다시 주전 포수가 됐다. 5일 삼성과 KIA 사이 단행한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불거졌던 소문이 현실이 됐다. KIA엔 김태군의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가 없다. 안방 전력이 약해 주전급 내야수 류지혁을 삼성에 보내고 김태군을 영입한 팀이다. 김태군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아직 전반기도 끝나지 않았다. 9위까지 떨어진 KIA의 반등을 이끈다면 자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 마침 2023시즌을 마치면 두 번째 FA 자격도 얻는다. 지난 5년, 특유의 근성과 내면에 감춘 독기로도 극복할 수 없었던 현실의 벽과 싸운 김태군에게 다시 비상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6 00:11
프로야구

[IS 피플] 공사판 전전하던 최형우, 역대 최고 해결사 등극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KBO리그 타점 역사를 다시 썼다. 순탄하지 않았던 지난 21년 프로 선수의 길을 버텨낸 훈장이다.최형우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IA가 0-1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승주의 초구 144㎞/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주까지 최형우는 개인 통산 1498타점을 쌓으며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이 부문(통산 타점)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20일) 한화전에서 타점 2개를 추가하며 신기록을 경신했고, KBO리그에서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역대 최초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최형우는 2002년 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4시즌(2002~2005) 동안 대타·대수비로만 6경기(1군 기준)에 출전한 뒤 방출당했다. 이후 고향에 돌아간 그는 돈도, 갈 곳도 없던 시간 동안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이를 악물고 성공 의지를 불태운 시기였다. 군 입대는 최형우의 야구 인생 변곡점이었다. 먼저 지원한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는 탈락했지만,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할 기회가 주어졌다. 김용철 당시 감독의 제의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그는 타격 훈련에 매진했고, 2007년 2군 리그(퓨처스리그)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전역 뒤 삼성이 다시 내민 손을 잡아 프로 무대로 복귀했다. 최형우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KBO리그 대표 타자였던 양준혁·심정수의 뒤를 이어 삼성의 중심 타자로 올라섰다. 2008년 타율 0.276·19홈런·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2011년부터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 왕조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치른 2016시즌 타격 3관왕(타율·안타·타점)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최형우는 이어진 스토브리그에서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최초로 100억원 몸값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살에 치른 2020시즌에는 타율 1위(0.354)에 오르며 건재를 보여준 뒤 다시 KIA와 3년 재계약(47억원)을 따내기도 했다. 타점 기록은 최형우가 선수 생활 황혼기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었다. 2016시즌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도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 베어스)에게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내준 뒤 그는 한동안 목표를 잃었고 ‘나는 최고가 될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눈앞 타석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통산 타점 신기록 고지가 보였고, 새 목표를 정했다. 시련은 또 있었다. 그는 2021시즌 타율 0.233·55타점에 그칠 만큼 부진했고, 2022시즌 전반기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 시기 최형우는 은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그렸다.하지만 목표로 삼은 통산 타점 신기록 달성을 위해 다시 일어섰다. 최형우는 “그나마 유일하게 자부심을 갖고 있는 기록이 타점이었다”라면서 “부진했던 시기에 타점 1개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형우에게 타점에 가장 애착이 큰 이유를 묻자 최형우는 “내 역할을 해내는 것이니까”라고 짧게 말했다. 더 긴 답변을 원하는 침묵 속 기다림에 그는 “동료들에 애써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니까”라며 말끝을 흐리며 웃어 보였다. 홈런을 아니면 혼자 만들 수 없는 게 타점이다. 동료가 출루해야 한다. 최형우에게 타점은 개인의 성취이자 팀을 위한 책임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1 11:4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